오늘의 이슈!/시사

年수입 1억 vs 400만원…화려한 유튜버의 이면 소득 양극화

오슈기(오늘의이슈보기) 2020. 12. 31. 16:18



걸그룹 블랙핑크는 유튜브 구독자만 5510만명에 달하는 국내 간판 인플루언서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K팝 수요가 폭증하며 하루 평균 2369만명이 영상을 본다. 유튜브 분석 플랫폼 녹스인플루언서는 블랙핑크가 유튜브로만 연 평균 170억원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추산했다.

직장인 김경훈씨(40·익명)은 최근 유튜브 활동을 접고 촬영장비를 매물로 내놨다. 평소 관심있던 가전기기 관련 영상을 올리며 '대박'을 꿈꿨지만 막상 일주일에 한번 영상 올리기도 버거웠기 때문이다.

김씨는 "억대 수입을 내는 유튜버들 소식을 들으며 나도 쉽게 돈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지만 현실적으로 회사일 하며 제작하기가 쉽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컨텐츠에 공을 들이지 못하다 보니 조회수도 처참했다"며 "장비값 30만원만 고스란히 날렸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분야 영상을 올리며 짭짤한 수익까지 올리며 스타 유튜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화려한 유튜버 세계 이면에 수입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1일 매일경제가 국세청 '2020년 국세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광고회사 등으로부터 사업소득을 지급받은 1인 미디어콘텐츠 창작자(유튜버)는 4874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용역을 제공한 대가로 203억원을 받았다. 1인당 연간 수익은 416만원으로 지난해 직장인 평균 급여(3744만원)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9월 국세청이 1인 미디어창작자 업종코드를 신설한 후 유튜버들의 전반적인 수익 규모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튜버들은 콘텐츠 조회수, 중간 광고 등을 통해 구글로부터 수익을 정산받는다. 구독자 1000명 이상, 연간 재생시간 4000시간 이상이면 광고를 붙이고 수익을 내기 시작할 수 있다.



문제는 유튜버들이 고수익을 꿈꾸며 대거 시장에 진입하지만 안정적인 수익까지 연결되는 경우는 극소수라는 점이다. 일반 유튜버와 '기업화'한 유튜버간 수입 차이는 급격히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수입신고 자료에 따르면 유튜버 중에서도 물적·인적 시설을 갖춘 기업형 유튜버는 지난해 하반기 33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광고 수입으로만 74억원을 벌어 연 환산 평균 4485만원 수익을 올렸다. 여기에 제품 간접광고(PPL)로 벌어들인 수입까지 포함하면 연 환산 수익은 1억 1200만원에 달한다. 국내 유튜버 연 평균 수익(416만원)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각종 전문설비와 인적 자원을 갖춘 유튜버는 사업자로 등록해 매출 규모에 따라 연간 1~2회 세금을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사업자로 등록한 유튜버는 앞으로도 계속 콘텐츠 관련 사업을 펼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1인 미디어 시장 성장세에 비춰봤을 때 국세청이 파악하는 관련 납세 규모가 적어 과세 사각지대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디어미래연구소에 따르면 1인 미디어 시장 규모는 2018년 3조 8000억원에서 2023년 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의원은 "PPL 등에 따른 유튜버 과세가 누락되지 않도록 국세청이 성실 신고 유도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